눈속의 비밀 - 박영희 ( 여 ) 2001/2/9(금) 14:03
(중,고등부사역자 )
올해는 정말 눈이 많이 온다.
지난주일 오전 8:00에 호동이가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벌써? 하고 나가보니 밤새 소리 없이 내린 눈으로 온세상은 눈부실 정도로 하얗게 변해있었다. 건물이고, 담장이고, 장독대고 할 것 없이 어디에나 수북이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다. 밤손님은 하얀 눈 손님이었다.
교회 마당에도 아무도 딛지 않은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성미야! 나와봐 눈이 굉장히 많이 왔어! 아무도 발자국이 없어 와봐." "으응 알아...(와보지 않고)"
나는 그 눈이 아까워 밟지를 못하겠다.
어느새 나의 마음은 잠시 동안이지만 평온하고 고요한 시골풍경과도 같은 눈 정취에 빠져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기적 욕심을 따라 자신의 정욕대로 살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만壤?대자연 앞에선 자랑할 것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기적이고 허물 많은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도 덮어주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을 생각하게 되었다.
주안에서 순탄했던 우리가정은 몇 년 전 큰 회오리바람이 지나갔다. 지금도 회복되지 않은 채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가정들이 IMF 이후 고통을 받았는데 우리 가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겉으로는 믿음으로 사는 것 같지만 마음속에는 늘 전쟁이 일어났다. 미움, 분노, 원망, 수치, 좌절,.... 매일 견디기 힘든 일들로 나의 마음은 추락했고 복잡한 감정들로 육체도 무리가 오는 듯 했다. 그러나 모든 일들을 견뎌야했고 목도해야 했다.
욥기를 몇 번 읽었는지, 시편을 몇 번 읽었는지 모른다. 고통에 관한 책자도 여러 번 보았다. 이러한 때에 성경은 나에게 너무나 큰 위로와 피난처였다.
시편을 읽는 중에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겠고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 말씀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지금도 이 말씀을 주장하며 산다. 아직은 이렇다 저렇다 할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다.
지난 2000년도는 어찌했을까 싶을 정도로 내게는 감당키 어려운 해였다.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을 믿으며 반드시 우리가정을 다시 세우실 것을 확신하면서 나는 매일 씨름했다. 올해는 회복의 해로 정했다. 하나님이 반드시 회복시켜 주시리라 믿는다.
나는 어려운 고비를 넘길 때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확신과 소망을 주시는 위로로 견디었고 잘 참고 견디어 주는 자녀들로 인해 감사했다. 또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격려해 주시는 선한 성도들로 인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끝으로 변화무쌍한 내 못난 자아를 덮어주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을 눈 덮인 세상을 통해 알게 하신 하나님, 여전히 내 곁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감사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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