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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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소식(13년5월4일)
유현택 2013-05-03 추천 1 댓글 0 조회 1119
주안에서 사랑하는 유현택 목사님께

랍뭄! (모롭인사-다 좋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우기
이곳 모롭 땅은 계절이 변화가 완연합니다. 겨울이 가고 꽃피는 봄이 오는
변화는 아니지만, 이곳도 나름 계절이 있습니다. 몇 주 전까지는 오전에 날씨가
맑다가 오후 2시경부터 흐려져서 비가 내리는 날씨가 반복되더니 이제는
아침부터 구름이 마을에 내려앉아 하루 종일 안개비가 내리는 것이 몇 일간
지속되더니 또 며칠은 맑습니다. 5월 말부터는 거의 3달 가까이 하루 종일
안개비가 내리고 구름 속에 갇히는 이곳의 겨울, 우기가 시작됩니다. 햇볕이
없고 습기가 높아서 체감 온도가 많이 떨어져 춥습니다. 지난 주말부터 우기를
대비해서 벽난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재료가 재한
적이라 이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돌과 시멘트를 이용해 만드는데 잘 만들어
질지 자신은 없습니다.

‘임씬 방문’
임씬은 저희가 살고 있는 ‘따룹’마을에서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모롭부족
마을입니다. 임씬에 사는 부족 사람들과 나중에 복음이 전해질 때를 대비해서
친분을 쌓기 위해 임씬을 방문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한 3-4시간이면
도착할 것이라는 부족사람의 말만 믿고 출발했는데 6개의 계곡을 건너고 산을
넘어도 정작 마을은 나오지 않다가 8시간 동안 정글 길을 지난 후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틀 밤을 마을에 머물며 부족민들과 지낸 후 다시 8시간을
하이킹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언어공부
부족어 공부를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아얌오로 내마나!”
번역하면 “이 닭은 내 것입니다.” 라는 말이지요. 언어를 배우면서 3살짜리
어린아이처럼 말하는 수준까지는 된 것 같습니다. “싫어”,”내 꺼야” 저희가
세라를 위해 기르는 병아리들이 이제 큰 닭이 되었습니다. 살도 통통해도 정말
먹음직스러운 닭이 되었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이 거의 한 번씩은 찾아와서
“선교사님 닭은 정말 크고 좋습니다. 이렇게 많이 있는데 저 한 마리
줄거지요?” 다들 자기에게 한 마리 달라고 말합니다. 웃으면서 “이 닭은
내닭이요! 꿈 깨시요” 라고 말하는 것이 거의 매일 주고받는 대화이다 보니 그
말은 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약 900 단어 정도를 알아냈고,
기본적이 문법 구조와 어순을 익혔습니다만 동사의 변화는 아직도 넘어야할 큰
산입니다. ‘주다’ 라는 동사 하나를 가지고 성별과 인칭 등에 따라 약 150여
가지의 접미사 변화가 이루어집니다. 이정도 되면 거의 고문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한 은혜를 주셔서 동사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물론 1년은 지나야 동사의 벽에 균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선에서
얼마 전까지도 전쟁영화를 참 좋아했습니다.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의 본 모습을
보는 것이 의미가 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것들을 좋아 했습니다.
모롭에서의 하루하루의 삶은 마치 전장에 있는 군인의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4명이 죽었습니다. 어린아이 세 그리고 어른 하나. 1000명이 안
되는 부족 마을에서 한 달 동안 4명이 죽는 것을 보면서 이곳 사람들이 얼마나
죽음을 가까이 하며 살고 있는가를 봅니다. 어떤 예방접종도 없이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부족 사람들과 이틀 만에 건강했던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열대성 말라리아의 조합이지요. 이틀 전에는 뒷집에 사는 ‘버르따’ 아줌마가
죽었습니다. 매일 저희 집 앞을 돼지를 몰고 지나다니던 아줌마인데 5일간
앓다가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말라리아 약을 주었지만, 먹지 않고 버티더니
상태가 심해지고 탈수가 심해져서 말라리아 주사를 놓았지만 하루 만에 죽고야
말았습니다. 거의 매주 죽는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너무 무겁고 몸도 힘이
빠집니다. 버르따가 죽던 날은 하루 종이 일손을 놓고 그냥 조용히 보냈습니다.
생명이 하나님께 있으니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저희의 위치임을 다시 알게 됩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부족 사람들이
떼로 몰려들었습니다. ‘쌔니’라는 남자아이가 말라리아에 걸려 의식 불명 상태
직전에 들려 왔습니다. 말라리아 약을 주고 탈수가 심해서 탈수에 도움이 되는
약을 탄 물을 먹여서 돌려보냈지만 살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요세삐따’는 한 살짜리 여자아이인데 엄마가 잠든 사이에 아궁이에 굴러
떨어져서 뜨거운 화덕 재에 양 무릎이다 익은 채 왔습니다. 아기가 들려 왔을 때
하반신 전체에 화상을 입었고 양 무릎과 발은 익은 상태였습니다. 급히 익은
피부를 벗겨내고 ‘버나진’이란 약을 상처에 바른 뒤 가족들을 설득하여 다음날
경비행기 편에 도시로 보내었습니다. 아기가 살기를 위해 계속기도하고 있는데
들리는 소식은 아직 살아서 잘 견뎌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기가
아궁에 굴러 떨어져 울어도 계속 잠만 잘까? 저희의 상식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납니다. 전장에서 죽음을 직면한 사람들처럼 이곳
모롭사람들 그리고 저희에게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매일의 일상인 것
같습니다. 그들의 눈에 이 죽음의 그림자와 공포가 늘 드리워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더욱 저희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이들의 죽음이 질병에 의한
것이 아닌, 귀신과 악령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저주에 의한 것이라 믿는 부족
사람들의 영적 상태입니다. 속히 언어를 마치고 이들에게 복음이 전해져 생명의
빛이 비추는 그날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물고기 돌과 싸망
‘뚬뗌’은 물고기 돌이라는 뜻입니다. 계곡에 있는 수많은 돌들 중에 특이한
돌들이 있는데 그중에 모롭사람들은 물고기 돌이 있고 그 돌 안에는 혼령들이
산다고 믿습니다. 이돌은 사람을 보호해 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저주하는데 쓸
수도 있답니다. 부족 사람들 중에는 이 돌에서 웃음소리가 나는 것을 듣기도
했다고 ‘간증’??? 합니다.
‘싸망’은 대나무로 만든 칼입니다. 쇠칼이 들어오기 전 부족 사람들이
사용하던 칼로 부족 간 전쟁전 있을 때 화살에 맞은 사람의 집으로 들어가서
싸망을 가지고 부상당한 사람을 죽이고 각을 떠서 사람을 먹을 때 사용하던
칼입니다. 60여살 된 부족 노인에게 ‘싸망’ 대하여 공부하며 늘 웃고 인사도
잘하는 이 부족 사람들이 몇 십 년 전까지는 사람을 먹던 식인 부족 이었다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해 집니다. 저희가 들어온 지금은 정부의 영향으로
식인풍습이 없어졌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한국인의 피부색은 잘 익은
색이어서 아마 제일먼저 잡혀 먹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동역자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으로 저희는 건강히 모롭에서의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료사역의 부담과 언어의 장벽이 아직은 낯설고
높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과 지혜로 끝까지 인내 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모롭 영혼들이 복음을 듣고 구원받는 그때가 되면 모든 수고와
눈물과 땀이 감사와 찬송을 바뀌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부족하고 연약한
‘보통선교사’를 사용하시어 선교사역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전적으로 주님만을 의지합니다.
부족마을에 있는 세라와 기숙사에 있는 요한이 세은이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기도와 선교헌금으로 인도네시아 파푸아 모롭 부족 사역을 위해
동역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3년 5월 3일
파푸아에서
이지성, 김혜진(요한, 세은, 세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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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seoung & Hyejin Lee
NTM Asia Paci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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